리얼패킹 이야기

검수를 두 번 해도 줄지 않는 배상, 매장 간 재고 이동에서 새는 물류 손실

2026-10-01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는 리얼로그입니다. 오늘 전할 이야기는 매장과 물류센터 사이를 오가는 재고입니다.

전국에 매장을 여럿 둔 브랜드는 재고를 한자리에 묶어 두지 않습니다. A매장에서 안 나가던 사이즈를 B매장에서 찾는 일이 생기면 그 물건을 옮깁니다. 매장 간 재고 이동, 현장에서는 점간 이동이라고 부르는 일입니다.

이 이동은 물류 업무라기보다 값을 지키는 일에 가깝습니다. 안 나가는 매장에 그대로 두면 시즌 끝에 할인으로 빠질 물건이, 찾는 매장으로 건너가면 제값에 팔릴 여지가 남으니까요. 그래서 이 구간의 손실은 물류비가 아니라 지키려던 값을 까먹는 비용이 됩니다.

여러 업종의 물류 현장을 다니다 보면 이 구간을 두고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매장 사이에서 재고를 돌려쓰는 의류 리테일에서도, 가맹점에 물건을 내려보내는 식품 물류에서도, 편의점으로 나가는 납품 현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업태는 달라도 구조는 하나입니다. 본사 센터를 거쳐 점포로 나가는 구간에 무엇이 어떤 상태로 오갔는지가 남지 않아서, 말이 나오면 어디까지가 누구 몫인지 가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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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끼리 주고받던 일에 본사가 들어온 이유

원래 점간 이동은 매장끼리 처리하는 일이었습니다. A매장이 B매장으로 바로 보내면 끝이었죠.

그런데 이 방식에는 빠진 자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상태를 확인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매장이 보내는 물건은 진열대에 걸려 있던 것이 아니라 대개 매장 안쪽 창고에 두고 있던 재고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 한 번도 안 꺼낸 물건만 있지는 않습니다. 진열대에 올랐다가 안 팔려 다시 들어온 것도, 고객이 입어보고 만져본 것도 섞입니다. 매장 시스템에는 그 차이가 남지 않고 수량만 판매 가능으로 잡혀 있습니다. 그대로 다른 매장으로 건너가 팔리면 받은 고객이 상태를 지적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본사가 가운데로 들어왔습니다. 매장에서 나온 물건을 본사 물류센터가 먼저 받습니다.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팔 수 있게 손질한 뒤, 가야 할 매장으로 보냅니다. 상품 품질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한 의류 리테일 현장에서 본 과정은 이랬습니다. 매장에서 올라온 물건은 반품 접수로 들어옵니다. 작업자가 상품을 찍으면 접수 내역이 뜨고, 비고를 확인한 뒤 눈으로 상태를 봅니다. 품목마다 봐야 할 자리가 달라서, 주머니 안을 뒤집어 보고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따로 살핍니다. 그리고 같은 물건을 한 번 더 봅니다. 한 사람이 검수를 마치면, 다른 사람이 처음부터 다시 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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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을 봐도 한 건은 나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빈틈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수선을 100건 다 걸러도 한 건을 놓치면 나와요. 그럼 그 수선에 대한 검사는 안 하냐, 또 이렇게 되는 거예요."

두 사람이 걸러도 한 건은 나옵니다. 같은 검수를 두 번 한다고 걸러지는 양이 두 배가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체크리스트를 들고 같은 자리를 보니, 그 리스트에 없는 것은 두 번 다 지나갑니다. 사람을 더 붙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한 건이 나오면 걸러낸 백 건은 이야기에 오르지 않습니다. 검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처음부터 다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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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받은 매장이 이상이 있다고 하면, 그 물건이 어느 구간에서 그렇게 됐는지 가릴 방법이 없습니다. 보낸 매장에서 이미 그랬을 수도, 센터에서 손질하는 사이에 생겼을 수도, 받은 매장에서 걸어 두고 파는 동안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접수 내역과 작업자가 적은 비고는 남지만, 그것은 작업자가 무엇을 봤다고 적은 기록이지 물건이 그때 어떤 상태였는지에 대한 기록은 아닙니다.

그래서 결론은 늘 한곳으로 떨어집니다. 가운데를 거친 쪽이 떠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류가 맷집이 엄청 세야 되는 이유가 그런 거예요. 맨날 터지고 있어요."

회사 쪽에서 보면 이 말이 다르게 읽힙니다. 문제를 만든 자리와 비용을 무는 자리가 갈라져 있다는 뜻이니까요. 어느 매장이 어떤 상태로 올려보내는지, 어느 구간에서 상태가 자주 바뀌는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고칠 자리도 못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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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려고 할수록 넓어지는 구간

이 구조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센터가 이 일을 더 잘하려고 할수록 답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현장에서는 예전에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매장으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그때는 그 물건을 두고 할 이야기가 보낸 매장에 남았습니다. 지금은 웬만하면 받아서 손질해 내보냅니다. 매장은 일이 줄고 상품도 더 살아나니, 서비스 품질로 보면 나아진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받는 순간 그 물건의 이력은 센터에 들어온 뒤부터 시작됩니다. 그 앞이 비어 있는 채로 우리 손을 거친 물건이 되는 겁니다. 말이 나오면 거쳐 간 쪽이 답해야 하는데, 답할 재료가 앞쪽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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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간 재고 이동이 잦아질수록 이 구간도 함께 늘어납니다. 매장을 늘리는 중이거나, 시즌 회전이 빠르거나, 매장마다 재고를 얇게 가져가는 회사라면 이동 건수가 특히 많습니다.

여기서 회사가 실제로 잃는 것은 매장과 센터 사이에 오가는 정산 금액이 아닙니다. 그 돈은 어느 쪽에 붙든 회사 안에 남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상태를 가리지 못해 멀쩡한 물건까지 등급을 내려 팔거나 폐기하는 몫, 같은 물건을 몇 번씩 다시 보는 공임, 그 재고가 고객에게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클레임입니다. 점간 이동이 값을 지키려는 일이라면, 가릴 수 없을 때 그 값은 이 세 자리에서 빠져나갑니다.

이 금액은 한 줄로 모이지 않습니다. 매장 손익에도, 물류비에도, 재고 감모에도 조금씩 걸쳐 있어서 어느 쪽도 자기 숫자로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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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컨설턴트가 말하는 점간 이동 구간의 기록 설계

앞서 본 의류 리테일 현장은 이 자리를 검수 인원이 아니라 기록으로 메웠습니다. 출고 라인에서 쓰던 영상 기록을 점간 이동 구간까지 넓혀, 그 물건을 어떤 상태로 받아 무엇을 했는지가 남게 했습니다.

이 구간은 고객에게 나가는 출고와 조건이 다릅니다. 출고는 우리가 어떤 상태로 보냈는지가 대화의 출발점이 됩니다. 점간 이동은 출발점이 두 개입니다. 앞 매장에서 어떤 상태로 왔는지와 우리가 어떤 상태로 내보냈는지가 둘 다 있어야 구간이 갈립니다. 나가는 자리를 잘 찍어도 들어오는 자리가 비면, 앞 매장에서 이미 그랬다는 말을 꺼낼 근거가 없습니다.

기록을 남긴다고 그 일이 물류팀 안에서 끝나지도 않습니다. 이 구간에서 따지는 상대가 거래처가 아니라 우리 매장이기 때문입니다. 매장에 답을 주는 쪽은 보통 물류팀이 아니라 매장을 관리하는 부서입니다. 그 부서가 물류팀에 물어보고 답을 받아 매장에 전하는 식이면 한 건에 며칠이 갑니다. 매장 담당자가 그날 영상을 직접 열어볼 수 있어야 그 자리에서 끝납니다. 매장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다면, 어느 지역 것이든 본사에서 같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느냐가 함께 걸립니다.

기록이 생긴다고 물건이 상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달라지는 것은 애매할 때입니다. 지금은 어디서 그렇게 됐는지 모르니 일단 나쁜 쪽으로 보고 값을 내려 내보냅니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남아 있으면 센터에 올 때 이미 그랬는지, 나갈 때까지 멀쩡했는지가 보입니다. 멀쩡하게 나간 물건을 값 내려 파는 일이 줄어드는 겁니다.

지난 시즌 매장 사이를 오간 물건 가운데 상태를 가리지 못해 값을 내리거나 버린 것이 몇 건이었는지, 그 손실이 지금 어느 부서 숫자로 잡혀 있는지 한번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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